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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작품 모음 이찬웅, , 6장 "선, 껍질, 분열증: 백남준의 전자 이미지" 관련 작품 모음 더보기
파레틴 오렌리 전시 - 도시의 내장에 거주한다는 것 파레틴 오렌리, , 아트선재센터, 2017.11.04-12.03전시 도록에 수록 도시의 내장에 거주한다는 것 이찬웅 시선의 소멸 파레틴 오렌리의 작품은 도시의 풍경화에서 시작해서 괴물의 초상화로 끝난다. 건물과 도로들이 집적되어 있는 곳에서 멀리 빠져나와 원경으로 바라볼 때, 그것들은 알 수 없는 거대한 생물의 기관이나 피부처럼 나타난다(). 작가의 시선 안에서 벌어지는 이러한 변신은 오랜 관습과 새로운 착상 양쪽에 두루 걸쳐 있다. 고층 건물들을 남근에 비유하는 것이 전자라면(), 권력과 돈을 가진 유명인사들의 얼굴을 마스크팩에 늘여 놓은 것은 후자이다(). 눈과 입을 오려놓은 마스크팩 위에서 세계의 권력자들은 인격성을 거의 잃어가면서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무리한 연상일지 모르겠으나).. 더보기
질문에서 시간으로 - 안규철 전시 비평문 2017년 4월호 수록 기사 링크 : https://www.icloud.com/iclouddrive/08rB973IiDQlxRlKgy2d7essQ 더보기
안규철 전시 심포지엄 발표문 부분 * 안규철, , 국립현대미술관, 2015.09.15-2016.05.22. 이찬웅 작성, 연계 심포지엄 발표문에서 발췌. 인문적 주체의 탄생 이 전시의 가장 깊은 수준에서 이 작품에 비치는 동아시아적 요소에 대해서 살펴보자. 이 점은 사실 조심스러운데, 작가가 이 전시를 불교나 도교적인 유산과 연계시키는 것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사실 어떤 작품에서 정당하게 지역적 특수성을 식별하는 일은 동시에 그 작품을 부당하게 지역적으로 한정하는 일이 되기 쉽다. 그러한 접근의 위험성에 충분히 공감하면서, 이 절에서는 전시의 무의식적인 차원 또는 문화적인 요소가 표현되는 층위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인상적인 작품은 관객마다 다르겠지만, 이 전시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은 아마도 일 것이다. 왜냐하면 이 작품이 전시 전체의 구.. 더보기
고원 위로 비행하기 - Elmgreen & Dragset 전시 서문 * Elmgreen & Dragset, "Aeroport Mille Plateaux" 전시 서문, 플라토 미술관, 2015.7.23-10.18.이찬웅 작성, 도록에 수록. 고원 위로 비행하기 1. 고원이란 무엇인가? 들뢰즈와 과타리의 ‘고원’(plateau)이란 무엇인가? 사실 이 개념은 연구자들 사이에서 들뢰즈와 과타리의 중심적인 개념으로서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 낯선 개념이 이들의 주저의 제목에 등장할 뿐만 아니라, 다른 중심 개념들과 긴밀한 연관 속에 들어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만 한다. 이 개념은 들뢰즈와 과타리가 현대 사상의 지평에 던진 개념으로서, 우리는 그 내용과 작동을 검토해야 한다.이들의 주저 『천 개의 고원』(Mille Plateaux, 1980)에서 ‘고원’이란 개념.. 더보기
추상의 교차 - Xavier Veilhan 작품 서문 * Xavier Veilhan, "Standard Meter",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4.8.12-2015.1.11.이찬웅 작성, 도록에 수록. 추상의 교차 작품 의 극도로 단순한 외양은 명백히 미니멀 아트(Minimal Art)를 떠올리게 한다. 주지하다시피, 미니멀 아트란 1960년대 중반 뉴욕을 중심으로 등장했던,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일련의 작품들을 명명하는 이름이다. 미술사에서 이 그룹에 소속된 것으로 빈번하게 인용되는 대여섯 명의 작가 중에, 이 작품은 특히 도널드 저드(Donald Judd)와 가장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그는 1970년대 초반에 금속이나 플렉시글라스를 사용해 극도로 단순한 정육면체의 형태들을 제작해 선보였다. 그의 작품들은 미니멀 아트의 일반적 특징들의 핵심을 잘 .. 더보기
초연(超然)의 풍경 - 우순옥 전시 서문 (비평문) * 우순옥 , 국제갤러리, 2016.5.13-6.12.이찬웅 작성, 도록에 수록. 초연(超然)의 풍경 우순옥 작가의 회화 작품 (1983)는 우연히 발견되어 이번 전시에 (2016)이라는 설치 작품이 되어 놓여 있다. 화폭의 주름으로 누적된 33년의 시간은 문득 지나온 긴 세월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이 작품은 덧붙여진 것이 없으므로 아무런 새로운 의미도 갖지 않거나, 또는 기나긴 시간을 관통해 온 뒤 작가의 지난 삶과 나란히 병치되면서 해독불가능한 깊은 비의(悲意)를 얻게 된다 어느 쪽이든 우리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다. 우리와 같은 시간 동안 저기에 무언가가 함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는 왜 아득해지는가. 중요한 일은 의지에 상관 없이 일어난다. 탄생과 죽음이 갑자기 도래하듯, 풍경과 만남도 그렇게.. 더보기
소녀의 정치학 - 임민욱 전시 비평문 * 임민욱, , 플라토, 2015.12.3-2016.2.14. 이찬웅 작성, , 2016년 1월호에 수록. 소녀의 정치학 소녀는 연약하다기보다는 취약하다. 키가 달라질 때마다, 지각이 또다른 높이에 도달할 때마다 새로운 비난과 슬픔에 속절없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상한 나라에서 목이 나무 높이보다 더 길어졌을 때, 앨리스는 예상치 못했던 공격을 받는다. “커다란 비둘기가 (…) 날개로 앨리스를 세게 쳤다. ‘뱀이다!’” 작아진 앨리스는 쥐에게 여러 차례 사과하고 공감을 표현한다. “아, 미안해! 네가 고양이를 안 좋아하는 걸 깜빡했어.” 보통 키로 돌아온 그녀는 난폭한 여왕에게 단호하게 동등한 권리를 주장한다. “고양이도 왕을 볼 수 있어요. 책에서 읽었어요.” 키가 커지고 작아지는 미친 생성 속에서, .. 더보기
흑백의 응답 - 조덕현 전시 서문 * 조덕현, , 일민미술관, 2015.8.28-10.25.이찬웅 작성, 도록에 수록. 흑백의 응답 1. 사진, 반과거의 존재 낡은 상자를 열어 갈래 없이 쌓여 있는 흑백 사진을 꺼내 본다. 모든 작가에게 각자 고유한 원초적 예술 체험이 있다면, 이러한 행위가 조덕현 작가의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그는 사진을 통해 세상을 목격하며, 더 나아가 세상 자체를 사진 이미지의 총합으로 이해한다.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사진을 남긴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그는 희미한 흑백 사진에 기대어 가까스로 존재를 긍정하는데 도달한다. 그에게 존재는 과거형이고, 프랑스어 문법을 빌어 말하자면 반과거(imparfait)의 시제이다. 그것은 또는 그들은 ‘한동안 거기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돌이켜보는 정서는 단순히 어.. 더보기
디지털 바로크 정신의 내부 - 이예승 전시 서문 * 이예승, "Moving Movements", 갤러리 조선, 2015.6.3-6.30. 이찬웅 작성, 도록에 수록. 디지털 바로크 정신의 내부 이예승의 작품을 체험하기는 쉽지만 지각하기란 어렵다. 그의 작품들은 지극히 풍부한 경험의 재료를 제공한다. 사물은 이미지로 이중화되어 있고, 색채와 소리는 선명하고, 빛과 그림자는 얽혀 있다. 그의 작품을 발견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그것이 구성하는 공간의 가운데에 위치한다. 놀이동산처럼 그의 작품은 매혹과 유희의 장소로서 놓여 있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다. 감상이 끝나도 그의 작품에서 우리가 무엇을 보게 되는지는 분명치 않다. 풍경의 한 장면? 또는 전기 멀티플러그? 우리 머리 속에 남는 것은 지극히 부분적인 것들이다. 이는 현대 미술 일반이 통일성을 기각했다.. 더보기